갑자기 생긴 박격포사격에 바쁜 나날의 연속이었다.
훈련이 사이에 끼어있어 연습 가능한 시간은 이 틀.
야간훈련까지 하며 다들 진심이었다. 영하의 온도, 끝난 후 모여서 먹는 라면에 국물까지 비워낸다.
사격 당일 새벽 4시 기상, 6시까지 준비를 끝낸다. 한 시간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긴장되는 마음에 이미지 트레이닝만 수백 번.
해가 산아래 있어 빛이 닿지 않아 몸이 얼어간다. 난로에 녹이길 반복. 금방 우리 차례다.
포탄이 하늘 배경 삼아 날아간다. 눈앞은 뒤따라 폴폴 날아다니는 희고 작은 천으로 가득.
주변으로 스며든 정적 사이 심장 소리만 들렸다. 몇 초 뒤 등뒤로 들려오는 함성소리.
명중이다. 1mm 따위 오차 없는 명중.
무전으로 들려오는 오케이 사인, 축적된 긴장 풀려 코 끝이 아려온다.
이제야 보인다. 손끝에서 미끄러져 내려가는 포탄. 눈 쌓인 산비탈로 꽂혀 흙먼지 날리는 풍경.
모든 상호작용이 꿈같았다. "작고 따뜻한 손에서 시작된 포가 저 힘을 내는구나" 싶었다.
또 몇 날 후엔 파견을 간다. 어떤 업무를 맡는지 몰라 긴장되고 무섭다.
한 번 뿐일 경험 많이 배우고, 미군이랑 얘기할 수 있음 더 좋고.
2월의 절반이 과거된 지금, 나머지 반도 살아내 2월을 매듭지어야지.
D-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