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Ghlrhfhr

# 6

by 말미잘지내 2024. 12. 14.

D-290

전 글을 쓴 지 어느덧 100일이 지났다. 친한 선임이 하나둘 전역하니 마음이 이상하다. 

부정하기 바빴던 시간들이 지나 보니 긍정하기 위한 준비였다.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은 애매모호함이 여기 있다.

여기에 물들기라도 하는 것처럼 미지근해진다. 이걸 적응해 간다 해야 하나?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곳에 연기란 없다. 진정한 나와 대화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 껍질을 벗기 전 모든 사람이 날 좋아하는 줄 알았다.

그렇지 않다는 건 금방 알았다.

절망과 공포에 눌려 소심했던 날들. 모든 사람이 날 좋아한다는 생각은 망상이다. 나만이 존재하는 마음속에 조차 내가 서있을 곳을 빼앗기게 된다. 불가능하기에 받아들인다. 나를 찾아야 하는데 뭐가 뭔지 모르겠다. 너무 미뤄왔다.

 

자신을 잃어가는 요즘. 바람에 팔랑이는 종이. 그 안의 이야기들로 마음 달랜다.

여기서 난 날아가는 새요. 전지전능한 신이다. 많은 것들 중 나는 없다.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여태 회피한 죄는 떫은 감의 첫맛.

어렸을 적 할머니가 해준 홍시. 장난치려 떫은 감을 먹이고는 달달함을 상기시켰다.

씁쓸 달다 한 그 맛.

나는 나로서 존재한다. 모든 것이 나다.

 

 

 

 

 

'🧑‍💻Ghlrhfhr' 카테고리의 다른 글

# 8  (0) 2025.02.15
# 7  (0) 2024.12.22
#5  (1) 2024.08.29
#4  (0) 2024.07.27
#3  (0) 2024.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