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바람이 옷사이로 뚫고 들어오는 계절이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난 겨울에 설렘과 두려움이라는 양가적 감정을 품는다.
겨울은 위협을 가한다. 많은 것을 빼앗는 기분까지 든다. 나무는 잎을. 물은 자유를.
따뜻하기 위해 껴입는 두꺼운 옷들에 무안 주듯 차갑게 식어가는 마음.
모순이다.
춥다며 엉엉 우는 아이.
사박사박 눈위를 걷는 아이.
혀 내밀어 겨울을 맛보는 아이.
새빨개진 손으로 눈 뭉치는 아이.
쌔앵쌔앵 빙판길 미끄러지는 아이.
눈 보며 좋아했던 엊그제가 낯설다.